오늘의 걷기는 종점슈퍼로 친구들과의 술 약속.

지도에서도 보이다시피 종점슈퍼는 부천에서도 끝의 끝인 대장동의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어중간한 중간에 위치해 있는 노상 술집이다.
이름 그대로 12-1번 버스의 종점 옆에 위치한 가게로 이 버스 외에는 다른 노선이 없는 외진 가게.
그런데도 평일, 주말할 것 없이 항상 손님이 있는 인기가게이다.
다른 후기들을 보면 옆의 팽오리농장에 왔다가 꼭 2차로 들리는 느낌.
친구 중 노포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장소를 픽 했는데 버스를 타도 50분, 걸어도 1시간10분 이길래 걸어가는 루트로 가봤다.
보통 최단거리를 찍은 후 다음 골목까지는 옆 골목으로 가본다던가 하는 어레인지를 즐기는 편이지만 시간 약속이 되어있으므로 루트는 네이버의 최단거리 그대로 진행.

집 앞 골목들을 내려가 수주근린공원 옆 오쇠천부터 시작해서 봉오대로 다리 밑을 지나 고리울천으로 이어지는 이 길들은 포장되어있지 않은 흙길과 밭 옆 옛날 시멘트 길로 낡은 감성에 개천도 많고 꽃도 많고 비행기도 가끔 날라가주고 이것저것구경하며 걷기에 좋았다.
(나중에 산책하고 싶을 때도 이용해도 좋을듯하다 했더니 일부가 문화둘레길이었다 ㅎㅎ)
단점은 그늘이 하나도 없는 길이어서 땡볕인 시간 때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해놓은 고강교까지의 찾길과 대장동입구 교차로까지의 찾길은 좁은 왕복 2차선에 인도도 갓길도 없는 길이라 추천하기 어렵다.
다행히 둘다 길진않지만 김포공항으로 이어지는 길로 의외로 차도 많이 다니고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대장동입구 교차로 이후 꺾어진 개천 옆 길이 차들 통행도 적고 1차로치곤 넓고 차라리 걷기 마음 편했다.
개발 전 동네는 차도가 더 위험하다는 걸 엄청 만끽하며 걸었다;;
(+다른 루트를 찾기위해 나중에 카카오지도에서 나온 골프장 옆 샛길을 이용해보려고 갔다가 조난당할뻔;;
주택조성공사로인해 길들이 막히거나 추가로 뚫리거나 지도가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게 버스가 지나다녀도 차라리 평화로운 1km정도의 개천길을 지나고 나서 도착.

슈퍼 안쪽에도 자리가 있지만 옆 개천에 이렇게 정다운 천막과 노상 자리도 준비되어 있다.
우리는 천막자리로 착석. 천막 하나마다 4인테이블이 3개씩 놓여있었다.

무서운길도 지나 왔으니 바로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
술을 주문하면 기본찬과 함께 자리로 내어주신다.

안주 메뉴도 저렴한 것이 많이 준비되어 있지만 슈퍼에서 과자나 아이스크림, 삶은 계란 같은 것도 파니 간단한 주전부리로 마셔도 좋다.
단 슈퍼라고 쓰여있지만 술집이기 때문에 과자나 아이스크림은 편의점 가격을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바로 먹방시작!
다들 한 번쯤은 시킨다는 들기름 두부부침, 두부가 마트 두부가 아니고 손두부인듯 맛나다.

라면을 주문하려다가 짜파게티에 꽂혀 그걸로 끓여달라고 한 냄비라면.
물을 졸여 푹 끓인 맛에 고추가루까지 어우러져 너무 맛있었다.
그렇게 모자란 국물라면은 사발면으로 대체 ㅎㅎ
짜파게티와 한 쌍인 계란프라이! 반숙으로 짜파게티와 환상의 궁합이다.

그리고 마무리로 쫀독쫀독한 감자전까지 (이건 앞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무난무난했던듯)

그 정도 걸었으면 먹어도 돼~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그렇게 먹방종료.
사장님도 완전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밑반찬이 맛난 손맛에 가끔 들러보는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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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무리 팁!
술집에서 가장 중요한 화장실!
가게 옆면에 이렇게 옛날 느낌으로 마련되어 있다.
없거나 간이거나 엄청 옛날 푸세식이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휴지도 준비되어 있고 물을 통에 받아 바구니로 뿌려줘야 하는 아쉬움이있지만 나름 청결하다.

예민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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